kimjeongwonnabout

22년 9월 ~ 11월 회고

2022년 9월부터 11월의 기록들

뭔가 매 달 회고를 쓰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그게 처음부터 바로 할 수 있을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아무튼 이것도 배움이라고 생각해버리기… (머쓱)

돈 버는 프로덕트

컨텐츠 크루에서 커리어 크루로 옮기고 가장 달라진 것 중에 하나는 프로덕트가 회사의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모든 사용자가 유료 사용자라는 것. 때문에 모든 의사결정이 매출에 영향을 주고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컨텐츠에서 커리어로 옮긴 이유는 하나의 제품을 애정을 갖고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인데 커리어 제품은… 뭔가 내가 만드는 느낌은 전혀 아니었다. 뭔가… 다양한 이해관계가 한 곳에 모여져서 만들어지는 하나의 집합체(?)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고 그래서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동안 매출과 관련없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온실안의 화초같은 느낌으로 일하고 있었는지도 느꼈다. 이게 당연히 좋고 나쁘고의 문제는 아니고 일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일함에 있어 적응이 필요했다는 이야기이다.

같은 회사 내에서 제품의 성격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고 막상 이제 이런 특징을 받아들이고 나니 이런 비즈니스적인 의존성이 강한 제품을 만들어나감에 있어 다른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 좀더 사업적인 영역을 생각 해 볼 수 있어서 나에게는 너무 좋은 경험이 되고있다. 아무튼 뭐든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거다…! 이런 챌린지가 오히려 좋다는 것도 느끼는 중. 개발자가 성장하는 방법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이해를 기반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고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사이클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아쉬운 것이라면 내가 아직 맡은 제품의 도메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의견을 말할 때 조금씩 머뭇거림이 생기기는 한다. 구직자와 구인자, 그리고 그 와중에도 헤드헌터와 리크루터 적극적 구직자와 소극적 구직자에 대한 persona를 형성해냄에 있어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도 클 것 같다. 요런 부분들은 내가 이직을 많이 해보지 않으면, 혹은 채용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경험해보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어떻게 채워야 할 지 고민해봐야 할 것같다. (커뮤니티는 내가 커뮤니티 이용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가 쉬웠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게 의견을 낼 수 있어서 좋았다) 일단은 기획단에서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인터뷰들을 참고하며 노력중.

메시지 기능

10월부터의 가장 큰 이슈는 메시지 기능 개선이었는데, 우리가 채팅 서버를 만들기에는 리소스도 부족하고 시행착오가 쉽게 용납되지 않는 프로덕트이다 보니까 안전하게 외부 채팅 SDK를 사용해서 구현하기로 했다. 다행히 UIKit도 함께 제공했기 때문에 조금 빠르게 만들 수 있을거라고 기대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물론 UIKit 덕분에 적은 시행착오로 태스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UIKit 자체가 유연하지 못하게 설계된 부분이 많았고 (우리가 기능을 거의 다 커스텀해서 사용했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 솔루션의 정책상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일들이 많았다. 정말정말 다양한 문제들에 부딪혔었는데 다행히 모두 방법을 찾았다. 정말 '문제 해결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던 태스크… 그리고 다양한 묘수들을 내가 찾아내기도 했어서 더 뿌듯했다.

곧 해당 태스크에 대한 회고를 진행할 예정인데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먼저 개발적으로 POC를 너무 얕게 하고 시작했다. 워낙 유명한 채팅 SDK이다 보니까 당연히 다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능들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았고, 문서에 숨겨놓은 듯이 존재하는 제약조건들을 개발 중간에 발견하면서 개발일정이나 방향에 계속해서 변수가 생겼었다. 또 구현에 앞서 SDK 공급업체와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좀 더 SDK에 이해가 깊은 사람들과 이야기 해 볼수 있었는데 개발일정이 급하다는 이유로 해당 과정을 생략했던 부분 (이 부분도 개발 막바지 쯤에 깨달았다)도 아쉬움이 크다. 마지막으로는 예외처리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못한 부분도 배포 이후 CS이슈 해결을 힘들게 만들었다. 유료로 제공하는 프로덕트인 부분에서 기능 장애 CS는 치명적이고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SDK쪽 디버깅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모니터링 솔루션이 있었지만 내가 잘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활용을 잘 못했던 것도 너무 아쉽다) 장애 대응을 빠르게 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게 경험의 차이라는 것도 다시금 느꼈다. 만약 내가 다음에 이런 CS이슈가 예상되는 태스크를 한다면 예외처리와 디버깅에 있어서 좀 더 신경을 쓰지 않을까…

그럼에도 스스로 잘 했다고 생각한 건, view영역을 최대한 UIKit의 의존성을 제거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했던 부분이 나중에 개발 효율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 정도… 사실 아쉬움이 너무 많은 태스크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배울 게 많았던 태스크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yarn berry

팀원중에 한 분이 yarn berry를 다양한 레포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나는 솔직히 yarn berry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직 생태계가 정착한 느낌이 들지는 않고, 기존에 node_modules를 통한 의존성 관리 방식에 분명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게 생산성에 크게 치명적인가를 생각 해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고 오히려 yarn berry를 사용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에 대한 트러블슈팅에 리소스를 할애해야 한다면 생산성에 악영향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특히 '토스에서 쓰니까 좋은 것 아니야?' 라는 느낌의 접근은 정말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팀원분께서 yarn berry 관련해서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현재 패키지 매니저의 문제점 부터 이런 것들을 yarn berry가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을 상세히 설명해 주셨고 몇 프로젝트에서는 확실히 유의미하게 빌드속도가 빨라진 것을 볼 수는 있었다. 그래서 나도 생각이 조금 변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위험요소들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고 커리어 제품군에서는 조금 더 시간을 들여 지켜본 이후에 적용해 보기로 했다.

개발자라면 새로운 기술에 계속해서 열린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빠르게 적용해봐야 한다고는 하지만, 나는 그게 프로덕션 레벨이라면 너무 보수적으로 접근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제 2년차 완전 주니어인데 벌써 이렇게 소극적으로 신기술을 대하는 게 안좋은 것 같으면서도 제품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이런 새로운 기술의 도입이 염려스러운 건 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1년

11월 22일은 입사 1주년이었다. 처음 입사할 때는 사실 아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다니면서 느끼는 건 우리 회사가 외부에 알려진 것에 비해 굉장히 좋은 조직문화를 갖고 있고 정말 전망이 좋은 제품을 정말 좋은 사람들과 만들고 있다는 것들을 느낀다. 최근에는 동료분 중에 한 분이 밖에서 회사 얘기를 하면서 회사나 대표 욕을 하지 않는 회사는 여기가 처음이라는 말을 듣고는 더 그렇게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단 나에게는 굉장히 잘 맞는 회사라는 것은 확실하다. 원래는 개발자가 되면 1~2년 정도씩 다니면서 회사를 옮겨서 다양한 곳에서 일해보려 했었는데, 드라마앤컴퍼니 내에서도 충분히 다양한 경험들을 쌓으면서 개발자로서, 제품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성장할 기회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또 정말 최고의 복지는 좋은 동료들 이라는 것도 실감중… 인간이 5명 이상이 모이면 반드시 한 명은 쓰레기라는 말이 있는데, 그게 맞는 말이라면 아무래도 내가 그 쓰레기를 담당하고 있는 게 분명한 것 같다. 나도 이전보다 회사에서 많이 밝아진 부분이 있어서 (물론 내가 스스로 노력한 부분도 많았지만) 인간적인 성장도 함께 할 수 있는 듯 하다.

회사 사람들과는 취미활동도 많이 공유하고 퇴근하고는 클라이밍, 주말에는 등산이나 배드민턴도 자주 치러 다녀서 주변에서 '회사 사람들이랑 정말 잘 지내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아무튼 나는 지금 회사 대만족하면서 다니는 중. 혹시 나랑 같이 클라이밍 가고 싶으면 여기서 지원하길 ^^


아무튼 이렇게 11월까지의 밀린 회고를 해봤다. 곧 연말이고 해서 또 2022년의 회고를 작성할 예정이다. 또 그전에 Drag and Drop으로 파일 첨부하기 기능을 만들면서 겪은 트러블 슈팅들을 포스팅 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