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회고
2년차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는 과정
개발자로 일을 시작한지 1년 정도가 지났다. 그동안 드라마앤컴퍼니의 컨텐츠 크루와 커리어 크루에 있으면서 정말 다른 성격의 두 가지 제품을 함께 만들며 느낀 점과 앞으로 성장하고 싶은 방향 들을 적어내려가 보려고 한다.
작년의 나와 비교했을 때 뭐가 달라졌을까? 주니어 개발자들이 모두 갖고있는 걱정과 강박이 성장이 아닐까 싶다. 일년 전 보다 더 나은 코드를 짤 수 있고 일년 전 보다 더 나은 설계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직도 성장해야 하는 입장에서 당연하게 바라는 것이겠지만, 내가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그냥 계속 정진하면 따라오는 게 성장이라는 점 또한 말하지 않아도 지당하다. 그러면 내가 생각하는 좋은 개발자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먼저 되어야 내가 바라는 성장이 따라올 것 이다.
좋은 개발자?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좋은 개발자는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1년 정도 개발자로 일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면, 스스로 개발자라고 정의하기 전에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다는 것이다. 제품은 반드시 사용되어야 가치가 있을테고 때문에 사용자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좋은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다양한 리소스 중에서 나는 사용자의 피부에 닿는 인터렉션을 담당하는 부분을 만드는 개발자이다. 그런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UX에 대한 이해와 사용자가 불편을 느끼는 지점들을 잘 파악해야 하고, 그런 문제들을 개발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되고싶은 좋은 개발자
그런 관점에서 좋은 제품을 만드려는 의지는 결국 좋은 개발자가 되는 방향과 연결된다. 당연하게도 사용자는 빠르게 화면을 보고 지체없이 원하는대로 빠르게 작동하기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우리의 제품이 전달되는 유일한 통로인 네트워크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코드가 어떤 환경에서도 빠르고 문제없이 동작 할 수 있도록 성능과 안정성을 생각하며 작성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API들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빠르게 확인하고 피드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또한 아주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에 유연한 설계와 기능과 의존성의 분리 등 신경써야 하는 것이 정말 많아진다. 결국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개발적인 역량이 필요한 것이다.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좋은 개발자가 되는 건 어려운 것 같다. 영어를 잘 하기 위해 영어공부를 하는 것이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는 것 처럼. 올 해는 막연히 ‘좋은 개발자가 되고싶다.’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사용자에게 훌륭한 경험을 주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개발자가 되어보려는 방향을 명확히 할 수 있었던 한 해가 된것 같다.
아쉬운 점
아쉬운 점도 확실한데, 제품을 만드는 사람으로써의 개발자, 내가 되고싶은 좋은 개발자에 대한 정립은 잘 해낸 것 같지만, 정작 기술적인 성장에 있어서는 많이 더뎠던 것 같다. 부트캠프에서 주 5일 하루 12시간씩 공부할 때와 비견하면 안되겠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매번 좋은 아티클들을 읽어보려고 북마크 해두고 있지만 시간내어 읽는 것이 쉽지가 않다. 네트워크나 인프라에 대한 지식도 좀 더 깊이있게 배워야 하는데 아직까지 회사에서 실제로 하는 업무에 엮이지 않은 영역에 대한 공부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 이 부분에 대한 해소도 올해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 볼 생각이다.
앞으로
아무튼 2022년은 내가 처음 개발자로써 제품에 기여해보고 좋은 개발가 되기위해 가야할 방향을 정하는 소스를 입력받는 한 해가 되었다면 2023년은 좀 더 능동적인 학습을 통해서 그 소스들을 갖고 추진력을 만들기 시작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개발자 커리어가 늦었다면 늦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럴수록 조급하지 않고 그 전에 내가 쌓은 인사이트와 경험들을 어떻게 더 녹여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성장하고 싶다.
독서
처음에 기능개발을 하면서 코드를 짤 때 의존성을 적당히 분리하고, 적당히 변경할 수 있도록하여 당장 돌아가는 코드만 짜도 뿌듯했었는데, 점점 협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내가 짠 코드가 다양한 곳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느끼면서 코드에 대한 책임감이 늘어갔다. 그에 따라서 코드의 맥락적인 구조나 설계, 디자인패턴, 방법론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그런 부분들을 책을 통해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개발에 대한 방법론이나 철학에 대한 책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은 의문이 있었어서 굳이 시간투자를 하지 않았는데, (사실 저런 생각을 할 때는 책을 읽었어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 같다.)이제는 내가 고민하는 분명한 지점이 있고 해소하고 싶은 것들이 있으니 한 권씩 읽고 느낀 점들을 블로그에 올려볼 생각이다.
사이드 프로젝트
이건 진짜… 사실 2022년에도 계속해서 진행하던 사이드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솔직히 의욕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었다. 백엔드 개발까지 함께 하려니까 힘이 부치기도 했고… 작년에 못했던 걸 올 해라고 갑자기 할 수 있지는 않을 것 같지만, 일단 기능을 더 축소하더라도 배포정도는 해봐야하지 않을까?! 사실 초반에 너무 힘을 주고 시작한 게 이렇게 의욕상실까지 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가능하면 최소기능으로 배포 한 다음 천천히 기능을 붙여보는 방법으로 방향을 전환해볼까 생각중이다. 디자인도 내가 해보겠다고 피그마 파일 만들고 했었는데, 정말… 열정을 불태우는데에 모든 연료를 써버린 것 같다. 2023년 리필된 열정을 이번에는 효율적으로 사용해보자.
코어크루
그리고 1월 16일 부터는 컨텐츠크루, 커리어크루를 지나 코어크루에서 일하게 될 것 같다. 근 일년동안 회사가 투자유치 이후 빠르게 성장해야하는 과정에 있다보니 조직구조의 변화가 많이 있었다. 덕분에(?) 다양한 도메인의 제품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고, 그 베이스를 토대로 코어크루에서 리멤버 제품 전체에 적절하게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사실 나는 제품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에 큰 만족을 느낀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커리어에 남아있을까 했었는데, 그렇다고 내가 제품 없이 다른 방향성으로 기여하는 방식으로 일해 본 적도 없으니까. 이번에 해보고 판단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확실히 제품에 대한 바인딩이 없는 작업들이 많을테니까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기술적 고민들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인프라…! 진짜 인프라쪽도 많이 공부해보고 싶다. 아쉬운 점이라면 지금까지 컨텐츠크루와 커리어크루를 계속 함께 일했던 PO님과의 생이별이 있었다… 일을 함에 있어서도 서로 이해도가 있고 인간적으로도 편한 부분이 있었어서 참 좋은 파트너다 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조직개편때는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다. 결국 다양한 사람들과 빠르게 적응하는 것도 역량이니까… 서로 홀로서기 해보자고 하며 응원하며 보내줬다(?)
하나의 회사를 다니면서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쌓아갈 수 있는 건 진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일년 동안 세 번 도메인을 바꿔가면서 일한다? 경험에 목마른 주니어 개발자에겐 최고의 환경 아닐까? 물론 한 도메인에 전문성을 갖는 것도 좋지만 아직은 다양한 방향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는 시점에서는 더 많은 인풋을 가져올 수 있는 환경이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올해는 코어크루에서 폭풍성장 해보자! 파이팅!